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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노소영 9440억 재산분할 선고, 왜 줄었나·SK 파장 총정리

서지호 2026년 7월 24일 13
최태원 노소영 9440억 재산분할 선고, 왜 줄었나·SK 파장 총정리

한눈에 3줄

  • 서울고법 가사1부, 7월 24일 최태원→노소영 재산분할 9440억원 현금 지급 선고(비율 33.3%)
  • 2심 1조3808억보다 4368억 줄었지만 국내 최대 규모…핵심은 'SK㈜ 주식=부부공동재산' 인정
  • 이혼·위자료 20억은 이미 확정, 남은 변수는 재상고·자금조달·연 5% 지연이자

‘세기의 이혼’이 9년 만에 숫자로 마침표를 향해 갔다. 서울고법 가사1부(부장판사 이상주)는 2026년 7월 24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재산분할로 9440억원을 현금으로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2심(항소심)이 매겼던 역대 최대 1조3808억원보다 4368억원이 깎였지만, 여전히 국내 이혼 재산분할 사상 최대 규모다. 판결이 확정되면 그 다음 날부터 연 5%의 지연손해금이 붙는다(경향신문).

무슨 일인가요

재판부는 노 관장의 재산분할 비율을 3분의 1, 즉 33.3%로 정했다. 이번 판결의 진짜 뇌관은 금액이 아니라 ‘무엇을 나눌 재산으로 봤느냐’다. 재판부는 최 회장이 그동안 ‘아버지에게 물려받아 내 힘으로 키운 개인 재산’이라고 주장해온 SK㈜ 주식을 부부공동재산으로 인정했다. “혼인 기간 중 최 회장의 경영활동으로 주식 가치가 크게 증대됐고, 여기에 노 관장의 가사·양육과 SK그룹 관련 대외활동이 기여했다”는 것이다(뉴스1, 아시아경제).

금액이 2심보다 줄어든 이유는 대법원의 파기 취지에 있다. 대법원은 2025년 10월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원이 ‘불법 원인 급여’여서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없고, 이를 노 관장의 재산 형성 기여로 인정할 수 없다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최 회장이 앞서 제3자에게 증여하는 방식으로 처분한 재산도 분할 대상에서 빠졌다. 이 두 덩어리가 계산에서 빠지면서 4000억원 넘게 줄어든 셈이다(이데일리).

다만 이혼 성립과 위자료 20억원은 대법원 단계에서 이미 확정됐다. 이번 파기환송심은 오직 ‘돈을 얼마나 나눌지’만 다시 계산한 절차였다. 최 회장 측 변호인은 선고 직후 “판결문을 검토한 뒤 상고 여부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밝혀 대법원 재상고 가능성을 열어뒀다(머니투데이). 선고 전 쟁점 정리는 앞선 오구온라인 기사에서 다뤘다.

쉽게 풀어보면

법률 용어를 걷어내면 핵심 질문은 딱 하나다. “이 재산, 누구 덕에 이만큼 커졌나?” 부부가 30년 넘게 함께 가꾼 커다란 과일나무를 떠올려 보자. 나무를 직접 심고 가지치기한 사람은 최 회장(SK 경영)이지만, 그 옆에서 거름을 주고 손님을 불러 모은 사람이 노 관장이라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그래서 열매(SK 주식 가치)의 3분의 1은 노 관장 몫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그럼 왜 2심의 1조3808억원이 9440억원으로 쪼그라들었을까. 원래 노 관장 측은 “아버지(노태우)가 뿌려준 씨앗(비자금 300억원)도 이 나무를 키우는 데 보탬이 됐다”고 주장했는데, 대법원이 “그 씨앗은 정당하게 얻은 게 아니니 계산에서 빼라”고 정리했다. 씨앗 몫이 빠지고, 최 회장이 이미 남에게 나눠준 가지들도 빠지자 함께 나눌 열매 자체가 줄어든 것이다.

재산을 ‘언제 기준’으로 값을 매길지도 큰 쟁점이었다. 같은 나무라도 값이 낮던 2년 전 사진으로 매기느냐, 값이 오른 최근 사진으로 매기느냐에 따라 금액이 최대 5배까지 차이가 났기 때문이다. 여기에 판결이 확정되면 다음 날부터 연 5% 이자가 붙는다. 9440억원의 5%는 1년에 약 472억원, 하루로 환산하면 1억2900만원꼴이다. 시간을 끌수록 최 회장의 부담이 커지는 구조다.

1심부터 파기환송심까지, 표로 정리

단계 선고 시점 위자료 재산분할 SK㈜ 주식
1심(서울가정법원) 2022.12.6 1억원 665억원 분할 대상 제외
2심(서울고법) 2024년 5월 20억원 1조3808억원 분할 대상 인정
대법원 2025.10 20억원 확정 파기환송 비자금 300억 기여 불인정
파기환송심(서울고법) 2026.7.24 (20억 확정) 9440억원 공동재산 인정·비율 33.3%

표를 위아래로 훑어보면 이 소송의 롤러코스터가 한눈에 들어온다. 1심 665억원에서 2심 1조3808억원으로 20배 넘게 뛰었다가, 대법원 파기를 거쳐 9440억원으로 내려앉았다. 위자료는 1심 1억원에서 2심 20억원으로 확정돼 사실상 ‘유책 책임’을 무겁게 물은 셈이 됐다.

주목할 것은 마지막 열이다. 재산분할 액수는 오르내렸지만, SK㈜ 주식을 ‘나눌 재산’으로 볼지에 대한 판단은 2심 이후 흔들리지 않았다. 대법원이 파기한 것은 ‘비자금 기여’ 부분이었을 뿐, 주식 자체를 공동재산에서 빼라고 한 게 아니었다. 파기환송심이 그 틀을 그대로 유지한 이유다(뉴시스 일지).

비율 33.3%라는 숫자도 의미가 있다. 통상 전업 배우자에게 인정되던 재산분할 비율이 대체로 20~30%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대기업 총수의 핵심 지분을 상대로 3분의 1을 인정한 것은 결코 낮은 수준이 아니다.

왜 중요한가요

첫째, SK그룹 지배구조가 흔들릴 수 있다. 최 회장이 보유한 SK㈜ 지분은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핵심 고리다. 9440억원이라는 현금을 마련하려면 보유 주식을 담보로 한 대출, 지주사 배당 확대, SK실트론 등 비상장 자산 매각 같은 카드가 거론된다. 어느 쪽이든 최 회장의 지배력과 주주가치에 파장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머니투데이 산업).

둘째, 이번 판결은 단순한 이혼 사건을 넘어 ‘재벌 총수의 자수성가론’에 사법부가 선을 그은 사례로 읽힌다. 상장 대기업의 총수 지분이라도 배우자의 내조와 대외활동으로 가치가 커졌다면 공동재산으로 나눌 수 있다는 논리가 확정 판례로 자리 잡을 경우, 앞으로 다른 재벌가의 이혼·상속 분쟁에도 그대로 원용될 수 있다(한국경제).

셋째, 시간이 곧 돈인 상황이 됐다. 재상고로 다투는 동안에도 연 472억원의 지연이자 시계는 돌아간다. 반면 대법원이 이미 사건의 큰 틀을 한 차례 정리했기 때문에, 재상고로 금액이 크게 뒤집힐 여지는 제한적이라는 관측도 많다. 최 회장으로서는 다툼의 실익과 이자 부담을 저울질해야 하는 처지다.

오구온라인의 시각

표면적으로는 최 회장이 4368억원을 ‘방어’한 판결처럼 보인다. 하지만 프레임 싸움의 승부는 그 반대다. 최 회장이 재판 내내 지키려 했던 핵심 방어선은 ‘금액’이 아니라 ‘SK 주식은 내 개인 재산이며 분할 대상이 아니다’라는 논리였다. 그 방어선이 무너지고 33.3%가 확정된 순간, 노 관장은 액수를 조금 양보하는 대신 훨씬 값진 원칙을 얻었다. 줄어든 숫자에만 시선을 두면 이 판결의 무게를 절반밖에 못 읽는다.

남들이 잘 짚지 않는 함의는 여기에 있다. 한국 재벌은 오랫동안 ‘창업 2·3세의 지분은 경영 능력으로 일군 자기 것’이라는 서사를 당연하게 여겨왔다. 이번 재판부는 그 서사에 ‘배우자의 보이지 않는 기여’라는 잣대를 들이댔다. 이는 이혼뿐 아니라, 향후 배우자·자녀와의 자산 분쟁, 심지어 총수 일가 내부의 지분 다툼에서도 인용될 수 있는 균열이다. 판결 하나가 재벌가 자산 관념의 문법을 바꾸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

앞으로 볼 포인트는 세 가지로 압축된다. 최 회장의 재상고 여부, 9440억원을 어떤 방식으로 조달하느냐(주식 담보·배당·자산 매각), 그리고 그 과정에서 SK㈜ 지배지분이 실제로 흔들리는지다. 다만 강조할 것은, 이 판결은 아직 확정이 아니라는 점이다. 재산분할 규모와 지배구조 영향은 재상고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SK 지분·주가와 관련한 판단은 반드시 대법원 최종 결론과 공식 공시를 확인한 뒤 내리는 것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