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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의 경고 ‘AI 반도체 수요 내년 두 배, 메모리 공급 늘려야 산다’

박도현 2026년 7월 19일 11
최태원의 경고 'AI 반도체 수요 내년 두 배, 메모리 공급 늘려야 산다'

숫자로 3줄

  • 내년 AI 반도체 수요 최대 2배 급증 전망
  • 지나친 메모리 가격 급등은 시장 위축 초래 우려
  • 미국 내 SK하이닉스 신규 공장 건설 검토 시사

인공지능(AI) 열풍이 반도체 시장을 송두리째 흔들고 있습니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상황이 내년에는 더 심해질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습니다. 발언의 진원지는 한국 반도체 산업의 한 축을 이끄는 SK그룹의 최태원 회장입니다. 최 회장이 내다본 반도체 시장의 미래와 그 속에 숨은 진짜 고민은 무엇일까요. 단순히 돈을 많이 벌어서 좋다는 식의 낙관론과는 거리가 멉니다.

무슨 일인가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최근 대외 행사에서 던진 메시지의 핵심은 AI 반도체 공급 부족과 적정 가격 유지로 요약됩니다. 최 회장은 현재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AI 반도체를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로비전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오죽하면 시장 상황을 아비규환이라는 거친 표현으로 묘사했을까요. 내년에는 AI 반도체 수요가 올해보다 최소 50%에서 최대 100%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구체적인 수치도 제시했습니다.

주목할 점은 최 회장이 무조건적인 가격 상승을 반기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그는 오히려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지나치게 올라가면 고객사들이 지갑을 닫을 우려가 있다고 짚었습니다. 비싸진 칩 가격 때문에 AI 서비스의 채산성이 맞지 않으면 전체 생태계가 위축된다는 논리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 내 SK하이닉스의 신규 공장(팹) 건설을 고려하고 있으며, 공급량을 늘려 가격을 안정시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숫자로 보면

반도체 시장의 수요 예측과 공급 전략의 변화를 숫자로 살펴보면 상황의 심각성이 더 명확히 드러납니다. 최 회장이 언급한 내년도 수요 증가율과 업계의 전망치를 정리했습니다.

구분 현재 상황 (올해) 내년 전망 (최태원 회장 예측) 전략적 대응 방향
AI 반도체 수요 증가율 기준점 (100%) 최소 50% ~ 최대 100% 증가 (2배) 미국 내 신규 팹(공장) 건설 검토
시장 수급 상태 공급 부족 (로비 경쟁 치열) ‘아비규환’ 수준의 공급 대란 우려 공급량 확대를 통한 가격 안정화
메모리 가격 정책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 상승세 가격 하향 안정화 필요성 대두 고객사 이탈 방지를 위한 단가 인하 유도

이 수치가 보여주는 흐름은 단순합니다. 수요가 폭발하는 것은 확실하지만, 공급을 제때 늘리지 못해 단가만 치솟으면 시장 자체가 망가진다는 경고입니다. SK하이닉스가 미국 투자를 조율하는 것도 결국 이 수요를 감당하면서 글로벌 공급망을 선점하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습니다.

쉽게 풀어보면

이 복잡한 반도체 생태계를 맛집과 식재료의 관계로 이해해 봅시다. 여기 아주 유명한 빵집이 있습니다. 이 빵집의 시그니처 메뉴인 AI 크림빵을 만들려면 반드시 특수한 메모리 밀가루가 필요합니다. 지금 이 밀가루는 전 세계에서 딱 두세 군데 방앗간에서만 제대로 만듭니다. 빵집들은 이 밀가루를 한 포대라도 더 확보하려고 방앗간 주인에게 선물을 보내고 줄을 서서 사정을 합니다. 이게 바로 빅테크 기업들이 SK하이닉스 같은 메모리 제조사에 벌이는 반도체 확보 로비의 실체입니다.

그런데 밀가루 가격이 너무 비싸지면 어떻게 될까요. 빵집 주인은 크림빵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습니다. 크림빵 한 개에 3만 원이 된다면 손님들은 발길을 끊을 것입니다. 결국 빵집도 망하고, 밀가루를 팔던 방앗간도 덩달아 굶게 됩니다. 최 회장의 고민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 밀가루가 비싸게 팔려서 지금은 좋지만, 너무 비싸지면 아무도 빵을 안 만들 것이다. 그러니 우리가 방앗간을 더 지어서 밀가루 공급을 늘리고, 가격을 적당한 수준으로 낮춰서 빵집들이 계속 빵을 만들게 해줘야 한다는 뜻입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지 않겠다는 신중한 태도입니다.

배경과 전망

왜 지금 시점에서 미국 공장 건설과 공급 확대 카드를 꺼내 들었을까요. 미국의 반도체 보조금 정책과 자국 우선주의 흐름을 읽어야 합니다. 미국 정부는 자국 영토 내에 반도체 제조 시설을 짓는 기업에 막대한 보조금을 주며 압박과 회유를 병행하고 있습니다. 주요 고객사인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이 모두 미국 기업이라는 점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물류와 협력의 효율성을 고려하면 미국 현지 생산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가는 모양새입니다.

전망이 그리 밝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반도체 공장 하나를 짓는 데는 수조 원의 자금과 최소 2~3년의 시간이 걸립니다. 공급을 늘리겠다고 결단한 시점과 실제 제품이 쏟아져 나오는 시점 사이에 시차가 존재합니다. 만약 공장이 완공될 즈음 AI 열풍이 한풀 꺾인다면, 공급 과잉이라는 역풍을 맞을 위험도 존재합니다. 미-중 갈등이라는 지정학적 리스크 속에서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외줄 타기를 이어가는 이유입니다.

오구온라인의 시각

최태원 회장의 발언은 당장의 호황에 취하지 않고 생태계 붕괴를 경계하는 경영자의 현실 감각을 보여줍니다.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단기 폭리를 취하기보다, 공급 확대를 통해 시장의 판 자체를 키우겠다는 전략은 타당해 보입니다. 다만 막대한 미국 투자 비용과 향후 발생할 수 있는 공급 과잉 리스크를 어떻게 분산시킬지가 향후 SK하이닉스의 진짜 시험대가 될 것입니다.

참고 출처: 한겨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