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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 정통망법 시행, ‘가짜뉴스 5배 배상’ 뭐가 달라지나

박도현 2026년 7월 18일
개정 정통망법 시행, '가짜뉴스 5배 배상' 뭐가 달라지나

3줄 요약

  • 7월 7일 개정 정통망법 시행, 허위정보 규제
  • 고의 유포로 피해 시 손해액 최대 5배 배상
  • 시행 첫날 헌법소원 청구, 여야 정면충돌

SNS에 글 하나 잘못 올렸다가 배상금을 물게 되는 건 아닐까. 지난 7일 개정 정보통신망법이 시행되면서 이런 걱정을 하는 사람이 늘었다. 핵심은 온라인에 고의로 허위·조작정보를 퍼뜨려 남에게 손해를 끼치면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배상하도록 한 대목이다. 시행 첫날 곧바로 헌법소원이 청구됐고, 여야는 ‘가짜뉴스 방지’냐 ‘입틀막’이냐를 두고 정면으로 부딪쳤다.

무슨 일인가요

7월 7일부터 개정 정보통신망법과 후속 시행령이 함께 시행됐다. 골자는 세 가지다. 첫째, 허위·조작정보임을 알면서도 남에게 손해를 입히거나 부당한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이를 유통해 법익을 침해하면 법원이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배상액을 정할 수 있게 했다. 둘째, 법원 판결 등으로 확인된 불법·허위 정보를 반복 유통하면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최대 10억원의 과징금을 매길 수 있다. 셋째, 대형 플랫폼과 광고 수익을 노린 게시자에게 관리 의무를 지웠다.

바로 그날, 한 변호사가 이 법의 특정 조항이 위헌이라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냈다. 문제 삼은 조항은 인종·지역·성별·장애 등을 이유로 특정 집단에 폭력·차별을 선동하거나 증오심을 심각하게 조장해 인간의 존엄성을 현저히 훼손하는 정보를 불법으로 규정한 부분이다. 청구인 측은 ‘증오’ ‘심각하게’ 같은 표현이 모호해 헌법상 명확성의 원칙에 어긋나고,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킨다고 주장했다.

쉽게 풀어보면

가장 헷갈리는 단어가 징벌적 손해배상이다. 보통 손해배상은 ‘망가뜨린 만큼만 물어준다’는 개념이다. 유리창을 깼으면 유리값을 낸다. 징벌적 배상은 여기에 ‘벌금’의 성격을 얹은 것이다. 일부러, 나쁜 의도로 남을 해쳤다면 실제 피해액의 몇 배를 물려 ‘다시는 이러지 말라’고 경고하는 방식이다. 이번 법은 그 배율을 최대 5배로 잡았다.

그럼 아무 글이나 걸리는 걸까. 그렇지 않다. 법이 요구하는 조건은 세 개가 동시에 성립할 때다. ①정보가 거짓·조작이고 ②본인이 그걸 알면서 ③남을 해치거나 부당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퍼뜨려 실제 손해가 났을 때다. 사실인 줄 알고 무심코 공유했거나, 의견·비판·풍자를 남긴 경우는 여기서 벗어난다. 다만 ‘알면서 했는지’를 법정에서 어떻게 가릴지가 두고두고 다툼거리가 된다.

규제 대상이 되기 쉬운 경우 대상으로 보기 어려운 경우
허위임을 알면서 이익·가해 목적으로 유포 사실로 믿고 단순 공유
확인된 허위정보를 반복 유통 공적 사안에 대한 의견·비판
조작 콘텐츠로 실제 피해 발생 풍자·패러디로 인식되는 표현

배경 이야기

이 법은 시행 전부터 정치적 뇌관이었다. 국민의힘은 시행 첫날부터 ‘온라인 입틀막법’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조선시대 폭군이 백성 입을 막으려 채웠다는 ‘신언패’에 빗대며 헌법소원 청구와 전면 재개정을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가가 무엇이 거짓이고 혐오인지 직접 판정하는 구조 자체가 검열로 흐를 수 있다는 논리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악의적 허위·조작정보로부터 피해자를 지키는 최소한의 장치라고 맞섰다. 법조계와 시민단체에서도 표현의 자유 위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왜 중요한가요

이 법은 온라인에 글을 쓰는 거의 모든 사람과 맞닿아 있다. 한쪽에는 허위정보로 명예가 짓밟히거나 금전 피해를 본 사람들의 구제 요구가 있다. 다른 쪽에는 ‘혹시 나도 걸릴까’ 싶어 말을 아끼게 되는 위축 효과, 이른바 칠링 이펙트가 있다. 표현의 자유와 피해 구제라는 두 가치가 정면으로 부딪치는 지점이라, 헌재의 판단이 앞으로의 온라인 문화를 상당 부분 좌우하게 된다.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첫 관문은 헌법소원의 문턱 자체다. 법조계에서는 정당이 직접 내는 소송은 ‘내 기본권이 지금 직접 침해됐다’는 요건을 채우기가 쉽지 않아, 실제 피해를 본 국민의 청구가 더 유력하다고 본다. 위헌 여부 판단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며, 그동안 정치권의 재개정 공방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시행 초기 실제 소송·과징금 사례가 어떻게 쌓이는지가 법의 실제 강도를 가늠할 잣대가 된다.

자주 묻는 질문

  • Q. 남의 글을 리트윗·공유만 해도 걸리나요? 허위임을 알면서 가해 목적으로 확산시켰다면 문제가 될 여지가 있지만, 사실로 믿고 단순 공유한 경우까지 처벌하려는 취지는 아니다.
  • Q. 의견이나 풍자도 처벌 대상인가요? 사실이 아닌 ‘의견’과 명백한 풍자는 원칙적으로 규제 대상으로 보기 어렵다. 다만 사실을 가장한 조작이라면 달라진다.
  • Q. 언제부터 적용됐나요? 2026년 7월 7일부터 시행됐다.

오구온라인의 시각

허위·조작정보로 무너지는 사람들을 방치하는 건 답이 아니다. 그 점에서 이 법의 취지는 옳다. 문제는 경계선이다. ‘허위’와 ‘혐오’의 정의가 흐릿할수록, 판정 권한을 쥔 쪽의 입김이 커진다. 국가가 진실의 심판관이 되는 구조는 아무리 선의라도 신중히 다뤄야 한다. 지금 필요한 건 법의 폐기도 무조건 옹호도 아니라, 걸릴 행위와 걸리지 않을 행위를 누가 봐도 알 만큼 명확하게 다듬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