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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양평 고속도로 의혹, 원희룡 첫 특검 출석…쟁점 총정리

서지호 2026년 7월 23일 13
서울-양평 고속도로 의혹, 원희룡 첫 특검 출석…쟁점 총정리

한눈에 3줄

  • 1조8000억 규모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백지화 의혹으로 원희룡 전 국토장관이 2026년 7월 23일 2차 종합특검에 첫 피의자로 출석했습니다.
  • 특검은 노선 변경·백지화 과정의 직권남용, 윗선 개입, 김건희 여사 일가 토지 연관성 인지 시점을 집중 조사합니다.
  • 원 전 장관은 '위법 사실이 없다'며 전면 부인했고, 사업은 2026년 재개돼 2029년 말 착공을 목표로 합니다.

1조8000억원짜리 고속도로 하나가 3년째 첫 삽조차 뜨지 못하고 있다. 서울 송파와 경기 양평을 잇는 ‘서울-양평 고속도로’ 이야기다. 도로의 끝점(종점)을 김건희 여사 일가 토지 인근으로 바꾸려 했다는 특혜 의혹, 그리고 논란이 커지자 사업을 통째로 엎어버린 ‘백지화’ 결정을 둘러싼 의혹이 2026년 7월 23일 새 국면을 맞았다. 백지화를 선언했던 당사자인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이날 2차 종합특별검사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처음 출석했기 때문이다(파이낸셜뉴스).

무슨 일인가요

원 전 장관이 이 사건 수사를 맡은 종합특검팀에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검은 크게 세 갈래를 파고 있다. 첫째, 종점 노선을 양평군 양서면에서 강상면으로 바꾸는 과정에 원 전 장관의 직권남용이 있었는지. 둘째, 그 결정에 이른바 ‘윗선’이 개입했는지. 셋째, 종점 인근에 김건희 여사 일가 토지가 있다는 사실을 원 전 장관이 언제 알았는지(연관성 인지 시점)다(뉴스핌).

출석까지의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특검은 7월 8일 출석을 통보했지만 ‘폐문부재’로 소환장이 전달되지 못했고, 이후 압수수색 과정에서 출석요구서를 직접 건넸다. 7월 15일에는 원 전 장관의 휴대전화까지 압수수색했다(뉴스핌 압수수색 보도). 이렇게 열흘 넘게 밀고 당긴 끝에 23일에야 첫 피의자 조사가 성사됐다.

원 전 장관은 출석에 앞서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1년 넘게 고속도로 특혜를 추진했다고 수사하다가 도저히 안 되는지 이제 와서는 수사 대상을 중단한 백지화 선언으로 바꿀 모양”이라며 “어떻게든 엮어보겠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면 마음대로 그림을 그려보라”고 말했다. 이어 “위법 사실이 없기 때문에 특검의 의도대로는 잘 안 될 것”이라고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주간경향). 아래 표는 이 사건이 지나온 길을 한눈에 정리한 것이다.

시점 무슨 일
2021년 4월 종점을 양평군 양서면으로 한 원안, 예비타당성조사 통과(총사업비 약 1조8000억원·노선 약 27km)
2023년 5월 국토부, 종점을 강상면으로 바꾼 대안 노선 검토 사실이 드러나며 특혜 의혹 촉발
2023년 7월 원희룡 당시 장관, 사업 전면 백지화 선언
2026년 3월 이재명 대통령, 사업 재개 지시…양서면·강상면 원점 재검토, 2029년 말 착공 목표
2026년 7월 15일 2차 종합특검, 원 전 장관 휴대전화 압수수색
2026년 7월 23일 원 전 장관, 종합특검에 첫 피의자 출석

쉽게 풀어보면

동네에 새 도로를 놓기로 했다고 상상해보자. 전문가들이 오랜 시간 따져보고 ‘끝나는 지점은 A 마을이 제일 좋다’고 결론을 냈다(이게 2021년 예타를 통과한 양서면 원안이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끝점을 B 마을로 바꾸면 어떨까’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하필 그 B 마을 옆에는 아주 힘센 사람의 가족이 가진 땅이 있다. 동네 사람들이 “이거 특정인한테 이득 주려고 옮기는 거 아니냐”고 술렁이기 시작한다. 여기까지가 ‘노선 변경 특혜 의혹’이다.

그러자 도로 담당 책임자(원 전 장관)가 이렇게 말한다. “그렇게 시끄러우면 도로 자체를 안 만들겠다.” 그러고는 계획을 통째로 서랍에 넣어버린다(백지화). 얼핏 보면 논란을 없애는 결정 같지만, 다른 각도에서 보면 이런 의문이 남는다. “혹시 조사받는 게 껄끄러워서, 증거가 될 계획 자체를 없애버린 건 아닐까? 화가 나서 멀쩡한 공공사업을 개인 판단으로 엎을 권한이 있었나?” 이것이 지금 특검이 들여다보는 ‘백지화 의혹’의 핵심이다.

정리하면 쟁점이 두 겹이다. 겉면은 ‘왜 끝점을 옮기려 했나(특혜)’, 속면은 ‘왜 사업을 통째로 없앴나(권한 남용)’. 원 전 장관은 “땅 옮긴 적도 없고, 백지화는 정당한 정책 판단”이라는 입장이고, 특검은 “두 결정 모두 석연치 않다”며 그 사이의 연결고리를 찾고 있는 것이다. 3년 넘게 도로를 기다린 양평 주민들만 그 사이에서 발이 묶여 있다는 점도 이 이야기의 빼놓을 수 없는 한 축이다.

왜 중요한가요

이 사건이 특별한 이유는 수사의 초점이 옮겨갔다는 데 있다. 처음엔 ‘노선을 특정 땅 쪽으로 옮긴 특혜’가 쟁점이었지만, 지금 특검이 겨누는 것은 그 뒤의 ‘백지화’다. 즉 정책 결정을 형사 범죄인 직권남용으로 볼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됐다. 직권남용죄는 공무원이 자신의 권한을 함부로 써서 남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권리 행사를 방해했을 때 성립한다. 장관이 사업을 멈춘 결정이 ‘정당한 재량’이었는지, ‘수사를 피하려는 남용’이었는지를 가르는 일은 법적으로 대단히 까다롭다.

정치적 무게도 크다. 종점 후보지 인근에 김건희 여사 일가의 토지가 있다는 사실 때문에, 이 사건은 단순한 도로 노선 다툼을 넘어 전 정권 핵심을 겨냥한 ‘윗선’ 규명 수사로 확장돼 있다(폴리뉴스). 원 전 장관이 어느 단계에서 무엇을 알고 결정했는지가 밝혀지느냐에 따라 파장의 크기가 달라진다. 다만 어떤 의혹도 아직 법적으로 확정된 사실이 아니며, 피의자에게는 무죄추정의 원칙이 적용된다는 점은 분명히 해둘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내 세금과 지역’의 문제이기도 하다. 이 도로는 총사업비 약 1조8000억원, 노선 약 27km 규모의 공공사업이다. 2023년 7월 백지화 이후 3년 가까이 멈춰 있다가, 2026년 3월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로 사업이 재개됐다. 정부는 양서면·강상면 노선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새 타당성조사를 거쳐 2029년 말 착공을 목표로 잡았다(머니투데이, 일간경기). 정쟁이 길어질수록 착공 시계가 늦어지고, 그 비용은 결국 국민이 나눠 진다.

오구온라인의 시각

이 사건에서 남들이 잘 짚지 않는 지점은, 다툼의 중심축이 ‘노선을 옮겼는가’에서 ‘왜 통째로 엎었는가’로 이미 이동했다는 사실이다. 특혜 의혹은 ‘옮기려 했으나 실행되지 않은 미수’의 성격이 강하다면, 백지화 의혹은 실제로 벌어진 ‘행위’다. 그래서 특검이 백지화를 정조준하는 것은 오히려 자연스럽다. 반대로 원 전 장관이 “이제 와 수사 대상을 바꾼다”고 반발하는 것도 이해할 만하다. 핵심 질문은 이것이다. 백지화는 논란을 끊어내려는 방어였나, 아니면 지역 숙원사업을 정치적으로 희생시킨 무리수였나. 이 둘은 종이 한 장 차이로 보이지만, 법적으로는 무죄와 유죄를 가르는 큰 강이다.

여기서 경계할 것은 정책 판단을 형사처벌로 끌고 갈 때 반복돼 온 딜레마다. 과거 여러 정권에서 장관·고위 공직자의 정책 결정이 직권남용으로 기소됐다가 법원에서 ‘재량의 범위’로 판단돼 무죄가 난 사례가 적지 않았다. 정책을 형사법정에 세우는 순간, 다음 공직자는 소신 있는 결정 자체를 두려워하게 된다는 부작용도 있다. 그렇다고 특정인 이익을 위해 권한을 휘둘렀다는 의심을 덮어둘 수도 없다. 결국 이 사건의 무게중심은 ‘의도’와 ‘증거’에 달려 있다. 심증이 아니라, 원 전 장관이 토지 연관성을 인지한 시점을 입증할 물증이 나오느냐다. 7월 15일 확보한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가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높다.

독자에게 권하는 관전법은 두 개의 시계를 따로 보는 것이다. 하나는 ‘수사 시계’다. 첫 출석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며, 앞으로 인지 시점을 둘러싼 진술과 물증 공방, 필요하면 추가 소환이 이어질 것이다. 정치권의 프레임 싸움과 사법적 사실관계는 구분해서 봐야 한다. 다른 하나는 ‘삽 뜨는 시계’다. 정쟁이 어떻게 흘러가든, 2029년 말 착공이라는 실제 일정이 지켜지는지가 양평 주민에게는 가장 절실한 문제다. 의혹의 진실을 끝까지 규명하되, 그 과정에서 도로가 또다시 인질이 되지 않는지도 함께 지켜볼 일이다. 구체적인 노선안과 착공 일정은 확정 시 국토교통부 공식 발표로 반드시 확인하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