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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캐나다 50% 관세, 90년 잠든 ‘338조’ 첫 발동…다음 표적은?

박도현 2026년 7월 21일 7
트럼프 캐나다 50% 관세, 90년 잠든 '338조' 첫 발동…다음 표적은?

숫자로 3줄

  •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산 약 200억 달러(29조5000억 원) 제품에 50% 추가 관세를 부과, 1949년 이후 처음으로 '관세법 338조'를 발동했다.
  • 와인·하키스틱·시멘트 등이 대상이며 에너지·핵심광물은 제외, 30일 뒤 발효된다. USMCA 무관세 품목에도 적용돼 협정 개정 압박 카드라는 분석이 나온다.
  • 한국은 이미 301조 조사(과잉생산 16곳·강제노동 60곳)에 포함돼 있고, 10% 글로벌 관세 시한이 7월 24일 만료돼 '다음 차례' 우려가 커진다.

미국이 최우방으로 꼽히던 캐나다를 향해 50% 관세 폭탄을 던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캐나다산 와인·하키스틱·시멘트 등 약 200억 달러(약 29조5000억 원) 규모 제품에 추가로 50%의 관세를 매기는 포고령 3건에 서명했다(파이낸셜뉴스). 숫자도 놀랍지만 진짜 이례적인 건 근거로 꺼내 든 법이다. 1930년에 만들어져 1949년 이후 76년간 단 한 번도 실제로 쓰이지 않았던 ‘관세법 338조’가 이번에 처음으로 실전 투입됐다.

남의 나라 이야기로 넘기기엔 타이밍이 공교롭다. 미국은 이미 지난 3월 ‘과잉생산’과 ‘강제노동’ 두 갈래로 한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를 겨냥한 무역법 301조 조사를 열어뒀고, 한국에 매겨진 10% ‘글로벌 관세’의 유효기간은 사흘 뒤인 7월 24일에 끝난다. 캐나다에 떨어진 관세 폭탄은, 협상 테이블에서 미국이 어떤 무기를 어떻게 휘두르는지 보여주는 ‘예고편’에 가깝다. 이 기사 하나로 사건의 전말과 한국에 닿을 파장까지 정리한다.

무슨 일인가요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건 하나의 큰 포고령이 아니라 서로 다른 품목군을 겨냥한 세 개의 포고령이다. 미 무역대표부(USTR)에 따르면 대상 규모는 약 200억 달러이며, 관세율은 기존 관세에 50%포인트를 얹는 방식이다. 와인·하키스틱·시멘트처럼 상징적인 소비재부터 자동차·주류·유제품 관련 품목까지 폭넓게 걸렸다. 반면 에너지, 칼륨비료(포타슘), 수산물, 핵심광물은 대상에서 빠졌다. 미국 경제와 산업에 곧바로 타격이 될 품목은 정교하게 피해 간 셈이다. 새 관세는 서명 즉시가 아니라 30일 뒤 발효된다(헤럴드경제).

부과 사유로 트럼프 행정부가 든 것은 ‘캐나다가 미국산 제품을 차별했다’는 논리다. 구체적으로는 미국산 자동차·주류·유제품이 캐나다 시장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는 것이다. 이를 근거로 꺼낸 법이 바로 관세법 338조인데, 이 조항은 미국과의 교역에서 차별적 대우를 하는 나라에 대통령이 최대 50%까지 관세를 물릴 수 있도록 한 1930년 규정이다. USTR의 그리어 대표는 성명에서 ‘미국의 주요 수출품이 공정한 운동장에서 경쟁하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USTR 공식 성명). 문제는 이 카드가 사실상 잠들어 있던 조항이라는 점이다. 미국 언론이 이를 두고 ‘핵옵션’이라 부르는 이유다(Fortune).

캐나다는 즉각 반발했다. 마크 카니 총리는 성명을 내고 ‘이번 조치는 미국·캐나다·멕시코협정(CUSMA·미국명 USMCA)을 정면으로 위반한 일방적 무역 행위의 연장선’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캐나다는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의 이점을 믿는다’며 ‘어떤 상황에서도 캐나다 노동자·농민·기업·가정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캐나다 총리실). 캐나다 정부는 분쟁 해결과 CUSMA 현대화를 위한 포괄적 제안을 이미 제시했으며 향후 몇 주간 협의를 강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숫자로 보면

이번 조치의 뼈대를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관세율(50%)만 눈에 들어오지만, 실제로 곱씹어야 할 숫자는 ’76년’과 ’30일’, 그리고 한국과 직결되는 ‘7월 24일’이다.

항목 내용
추가 관세율 50%포인트 (기존 관세에 상향 부과)
대상 규모 약 200억 달러 (약 29조5000억 원)
대상 품목 와인·하키스틱·시멘트, 자동차·주류·유제품 관련 등
제외 품목 에너지, 칼륨비료, 수산물, 핵심광물
근거 법 관세법 338조 (1930년 제정)
마지막 사용 1949년 이후 공개 기록 없음 (76년 만)
포고령 건수 3건 (품목군별 분리)
발효 시점 서명 30일 뒤
한국 관련 변수 10% 글로벌 관세 시한 7월 24일 만료 / 301조 조사 진행 중

200억 달러는 캐나다의 대미 수출 전체로 보면 일부지만, 와인·유제품처럼 특정 산업엔 치명적이다. 게다가 이 관세는 USMCA에 따라 원래 무관세였던 품목에까지 적용된다는 점에서 파괴력이 다르다. 자유무역협정으로 ‘관세 0’을 보장받던 물건에 하루아침에 50%가 붙는 구조이기 때문이다(헤럴드경제).

또 하나 주목할 숫자는 발효까지 남은 ’30일’이다. 이 유예기간은 곧 협상 시한이기도 하다. 미국은 캐나다에 ‘CUSMA를 미국에 유리하게 고쳐 쓰거나, 아니면 관세를 맞으라’는 선택지를 던진 셈이다. CNN은 이번 조치가 ‘새로운 무역전쟁에 다시 불을 붙일 위험이 있다’고 분석했다(CNN Business).

쉽게 풀어보면

관세를 아주 쉽게 말하면 ‘국경에서 물건이 들어올 때 물리는 통행료’다. 통행료가 50% 붙으면 10만 원짜리 캐나다산 와인이 미국 매장에선 15만 원이 된다. 비싸지니 안 팔리고, 안 팔리니 캐나다 와이너리가 손해를 본다. 트럼프 대통령은 ‘너희가 우리 물건을 차별했으니, 너희 물건에도 통행료를 왕창 물리겠다’고 한 것이다. 하필 와인·하키스틱을 고른 건, 캐나다가 미국산 술과 자동차를 막은 것에 ‘똑같이 되갚아준다’는 상징적 보복의 성격이 크다.

여기서 진짜 새로운 대목은 ‘어떤 규칙책을 펼쳤느냐’다. 338조는 미국이 90년 넘게 책상 서랍 맨 아래에 넣어둔 ‘비상용 도장’이라고 보면 된다. 도장 자체는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마지막으로 찍은 게 1949년이라 사실상 없는 물건 취급을 받았다.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이 그 서랍을 열어 먼지를 털고 처음으로 쾅 찍은 것이다. 도장이 특별한 이유는, 이걸 쓰면 복잡한 의회 동의나 긴 법원 절차 없이 대통령이 비교적 손쉽게 최대 50% 관세를 매길 수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왜 무관세를 약속한 USMCA를 두고도 이런 도장을 찍을까. 쉽게 비유하면, 이웃과 ‘서로 통행료 안 받기로 하자’는 계약(USMCA)을 맺어놓고도, ‘계약을 우리한테 더 유리하게 다시 쓰자. 안 그러면 계약과 별개로 이 특별 도장을 찍겠다’고 압박하는 상황이다. 계약을 깨는 게 목적이 아니라, 계약을 다시 쓰는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지렛대로 관세를 쓰는 것이다. 캐나다가 ’30일’이라는 시간을 벌게 된 것도 이 때문이다.

배경과 전망

이번 사태의 밑그림에는 ‘USMCA 개정 협상’이 깔려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상호관세가 법원에서 제동이 걸리자 301조·338조 같은 개별 조항을 잇달아 꺼내 들며 관세를 재설계해 왔다. 캐나다에 대한 338조 발동도 그 연장선이다. 무관세 협정 품목까지 때린 것은, 협정 자체를 미국에 유리하게 다시 쓰기 위한 압박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CNBC).

한국이 이 뉴스를 남 일로 볼 수 없는 이유가 여기 있다. USTR은 지난 3월 무역법 301조에 근거해 ‘제조업 초과설비(과잉생산)’를 이유로 한국을 포함한 16개 경제권 조사를 개시했고,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제품 수입을 제대로 막지 못했다’는 이유로도 60개 경제권을 겨냥했다. 한국은 후자에서 12.5% 관세가 거론되는 그룹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중앙일보). 캐나다에 쓴 논리 구조 — ‘차별했으니 관세로 되갚는다’ — 가 언제든 다른 나라로 향할 수 있다는 뜻이다.

당장 임박한 변수는 7월 24일이다. 미국이 상호관세 위법 판결 이후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부과한 10% 글로벌 관세는 유효기간이 150일이라 이날 만료된다. 정부는 한국에 매겨질 추가 관세 총합이 ‘15%를 넘지 않아야 한다’는 방어선을 두고 미국과 협의 중이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301조 조사의 목적을 ‘15%를 다시 복원하는 것으로 이해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협상 결과와 최종 세율은 확정 전이므로, 개별 기업·수출입 관련 수치는 반드시 산업통상부와 관세청 등 공식 채널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오구온라인의 시각

이번 뉴스의 헤드라인은 ‘50% 관세’지만, 정작 오래 남을 건 ‘338조’라는 법조문 세 글자다. 관세율은 언제든 협상으로 오르내린다. 그러나 76년간 봉인돼 있던 조항이 실전에서 작동한다는 사실이 확인된 순간, 미국 대통령의 손에는 의회와 법원을 비교적 우회할 수 있는 새 관세 무기가 하나 더 쥐어진 셈이다. 즉 이번 사건은 ‘미국·캐나다 무역분쟁’이라기보다 ‘새 무기의 시험발사’로 읽는 편이 사태의 본질에 가깝다. 표적이 캐나다에 머물 것이라 단정할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흔히 ‘캐나다 관세니 한국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우리가 주목해야 할 건 관세율의 크기가 아니라 부과 논리의 재사용 가능성이다. ‘차별받았다 → 되갚는다’는 서사는 자동차·철강·조선처럼 한국이 강한 산업에 그대로 옮겨 붙일 수 있는 틀이다. 여기에 이미 진행 중인 301조 조사와 7월 24일 시한이 겹친다. 캐나다 사례는 ‘미국이 협상에서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보여준 표준 시나리오이며, 한국 협상팀에는 ‘15% 방어선’이 결코 자동으로 지켜지지 않는다는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

내 지갑 관점에서도 무심할 수 없다. 관세전쟁이 격화되면 글로벌 공급망 비용이 오르고, 이는 수입물가와 환율을 통해 국내 소비자물가로 번진다. 자동차·부품처럼 대미 수출 비중이 큰 업종의 실적이 흔들리면 관련 주식·고용에도 파장이 온다. 앞으로 무엇을 지켜봐야 할지는 분명하다. 첫째 7월 24일 전후 한국의 관세 세율이 어떻게 정리되는지, 둘째 USMCA 개정 협상이 타결로 가는지 확전으로 가는지, 셋째 338조가 캐나다 이외 국가로 확대되는 조짐이 있는지다. 이 세 가지가 앞으로 몇 주간 한국 경제의 체감 온도를 좌우할 것이다.